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자들이다?
예수가 그들을 보면 뭐라 말할까



사실 기독교에 대한 비기독교인들의 불만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전에는 주로 강압적인 전도에 대한 개인적인 불쾌감이 주를 이루었다면 주로 이번 대선을 전후로 해서 사회적인 반감으로 확대 표출되는 것 같다. MBC와 같은 공영방송에서 한기총과 같은 기독교 단체를 까는 방송이 버젓이 나오는가 하면 블로그 내에서도 위의 트랙백과 같은 글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글들의 저자는 기독교인일수도 있고 비기독교인일수도 있으며, 그 내용은 기독교를 비판(비난)하는 것일수도 있고 일부의 잘못에 대해 니머지 선한 기독교인들을 옹호하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한기총-거대 교회-사랑실천단의 지금의 작태에 대해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래의 개별 사례에 대한 비판은 윗 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으니 덧붙일 말이 없다. 다만 나를 답답하게 했던 것은 윗 글과 같은 글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댓글끼리의 논쟁을 읽는 것이었다. 그것은 벌써 십 년전, 비기독교인인 나와 독실한 기독교인인 내 고등학교 친구 사이의 종교에 대한 토론(이라고 쓰고 말싸움이라고 읽는다)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질적으로 종교 (특히 절대신을 믿는 종교라면 더욱)의 기저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논리와 상식, 그 너머의 문제다. 유일신을 믿는 이에게 신의 존재/부존재를 논증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논리적으로 신이 없더라도 그의 마음 속에는 신이 계신다. 그런 믿음 없이 종교는 유지될 수 없다.


그 절실한 믿음이 그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 믿음을 강요하기 시작할 때, 혹은 그 믿음으로 인해 믿지 않는 사람과 마찰이 생길 때, 이 때는 참 곤란해진다. 이것은 더 이상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고 (넓은 의미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믿음이 없는 쪽에서는 논리와 상식을 들고 나오고, 믿는 쪽에서는 믿음을 들고 나오니 애시당초 대화 자체가 될 리 없다.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상이 그렇다는 것이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윗 글의 또 다른 많은 트랙백 중에 (그리고 댓글들 중에) 이런 요지의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보수 교회의 목사들의 행태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 개개인을 욕할 망정 기독교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글을 읽고 얼마나 답답하고 참담한 기분이 들었던지.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고 넘쳐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자.


어느 종교든 신자들의 스팩트럼은 매우 다양하며, 게 중에는 종교의 교리를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과 그것을 악용해서 사리사욕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거대 종교라면 어디나 마찬가지다. 신(진리)의 경지에 다다르지 못한 인간들이 모여 만든 종교이기 때문에 그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특정 종교가 유난히 그런 신도들을 많이 양산해 낸다면 단지 종교가 모두 그렇다는 일반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예컨데 나무토막교의 교리에 따르면, 나무토막처럼 드러누워 꼼짝하지 않으면 죄를 짓지 않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구원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구원에 이르는 과정에서 굶어 죽어야 하는 사소한 고통의 과정이 따르겠지만 그것은 속죄를 위해 지나야 하는 고행의 과정이다. 나무토막교의 신자들은 교리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그대로 실천해서 구원(아사)에 이르는 성자는 없다. 다들 하루에 삼십분이나 한시간쯤 드러누워 있는 수행을 하는 것으로 그들 자신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며 나머지 시간에는 죄를 지으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라면 나무토막교도들에게 그들 종교의 교리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교인 개개인의 문제라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애시당초 인간들이 따르기 힘든 교리의 구조와 수준에 대해 지적하겠는가?


유독 기독교에 "교리를 따르지 못해 타락한 영혼"들이 많다면 그것이 과연 그 영혼들만의 잘못인지, 아니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교리를 가르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방식으로 교단이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뵈야 한다.










p.s 아 씨발, 이런 글을 쓰면 항상 내 자신이 비겁하다는 것을 느낀다.
최대한 이성적인 글을 쓰려다 보면 부글부글 끓는 마음을 숨겨야 하는데, 그것은 하고 싶은 말을 스스로 검열하는 꼴이다.
실은 그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씨발, 핑계 좀 대지 마라. 그 대형 교회 목사들은 기독교인 아냐? 맞잖아? 그럼 다 니네가 데리고 책임져야 할 니네 새끼들이잖아? 그 새끼들이 예수 말씀을 좀 못지키고 그러면 니네들이 나서서 좀 때리고 타일러야지, 그걸 왜 우리가 말꺼낼 때까지 방치하냐고. 예수님이 그러라고 하시든?
by 오디 | 2008/03/04 09:36 | 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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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박성준 at 2008/03/05 15:05
재밌는 건, 성서 자체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것임을 예언한다는 것.

마태 7:21-23 나에게 ‘주여, 주여’ 하는 사람이 다 하늘 왕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갈 것입니다. 그 날에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주여, 주여, 우리가 당신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당신의 이름으로 악귀들을 쫓아내고, 당신의 이름으로 강력한 일들을 많이 행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에 나는 그들에게 분명히 말할 것입니다. 나는 당신들을 도무지 알지 못하오!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여, 내게서 떠나시오.

Commented by 오디 at 2008/03/06 12:09
음... 이런 저런 답글을 생각해 봤지만

1. 기독교 나빠요
2. 일부의 문제겠죠

와 같은 너무 전형적인 답글들만 떠올라서 뭐라고 달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 성서에도 있으면서 왜 알아서 뭐라고 못하죠?
Commented by 박성준 at 2008/03/06 16:20
나는 워낙이 아는 게 없지만, 정치 세력들 부패한 것 알아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Commented by 크리스틴 at 2008/03/14 12:53
/박박 글쎄 과연 (교인들이 당신들의 지도자들이 적절치 못하다는 것을) 알까? 종로에서 성조기 흔들면서 집회하는 개신교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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